광복 70주년과 역사문화적 배경

Cefia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이배용
섬네일을 만드는 중 오류 발생: 섬네일 변수가 잘못되었습니다
Name in Latin Alphabet: Lee, Bae Yong
Nationality: Korea
Affiliation: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

1.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 35년 만에 벗어나 광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독립을 위해 불굴의 투쟁에 온 민족이 하나가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변 정세와 시대의 흐름을 탄 면도 있지만 그 중심은 한민족의 독립역량에 기인한 것입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의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의 나라로 성장하였습니다.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참화를 겪고, 남북 분단 상황 속에서도 민주화와 산업화를 훌륭하게 이루어 냈습니다. 대한민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유일한 나라입니다. 경이로울 정도로 급속한 한국의 발전상을 보며 외부에서는‘기적’이라는 말로 표현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기적’이 아닙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발전은 수준 높고 품격 있는 문화와 전통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몇 년 전에 하버드 대학 국제․지역 연구학회에서 개최한“문화적 가치와 인류 발전 프로젝트”라는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문명의 충돌』의 저자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교 교수 새뮤얼 헌팅턴은 아프리카의‘가나’와 아시아의‘한국’이 1960년대 초 비슷한 경제 상황에서 지금 왜 이렇게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졌는지 문제를 제기해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한국이 가나와 다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차이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한강의 기적’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한국인이 가진 가치관과 높은 문화의 힘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이라 말을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의 면면을 보면, 한국민족은 숱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열정과 긍정심을 가지고 온갖 시련을 극복해 왔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습니다. 이 한국 민족의 저력이 무엇인지를 깊게 통찰하지 않고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발전상도, 광복 70주년의 의미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한민족의 저력은 한국의 역사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2. 한국 문화 속에는 대한민국의 고유성만큼이나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보편성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세계인들이 한류드라마를 보면서 열광하는 까닭은 한국 문화와 전통 속에는 미래를 제시하고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의 콘텐츠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저는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세 가지로 요약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첫째, 인간을 귀하게 여기고 중시하는 박애정신입니다. 물질문명에 의한 산업사회의 경쟁논리 속에서 인간은 한낱 도구로 인식되어 인간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인간을 결코 도구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잘 알다시피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사상입니다.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정신은 고대 단군조선으로부터 조선왕조 개국 시 채택한 성리학 사상 속에도 녹아들어 있습니다. 조선은 고도로 세련된 문화정책과 사회정책으로 분열된 사회를 재통합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중시했던 마음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인물은 세종대왕(1397~1450, 재위 1418~1450)입니다. 세종대왕은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불쌍하게 여겨 한글을 창조한 분입니다. 한글 속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아끼고 사랑한 세종의 진정한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마음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세종대왕은 임신한 여자 노비가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산전 산후 휴가에 100일을 주게 하고, 그것을 규정으로 삼으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이후에는 그것도 모자라 형조에 다시 지시를 내려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에게도 아내를 돌보도록 30일 간의 산후휴가를 보장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은 1434년 노비에게 부부합산 160일의 산전산후 휴가를 내린 따뜻한 복지를 실천한 임금입니다.

둘째, 수많은 위기와 역경 속에서도 문화의 꽃을 피운 바탕에는 높은 교육열과 창조적 정신이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는 전통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의 높은 교육열과 창의성, 시대에 대한 책임과 열정이 밑바탕이 되어 나타난 것입니다. 선조들로부터의 이어받은 교육열은 6․25전쟁 당시에도 피난처에서 천막을 치고 교육을 행하는 열의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환난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이런 점이 바로 대한민국의 발전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한민족은 위기 시에 더욱 창조적인 힘을 통해 그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몽고군의 고려 침입 때 한민족은 끝까지 저항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힘을 합쳐 팔만대장경이라는 찬란한 불교문화 유산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여진족이 침입해 왔을 때 최초의 로케트인 신기전을 만들어 대적했고, 임진왜란 때 거북선을 만들어 왜적에 대항을 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의 조선국가, 스마트 폰, IT, BT 등의 경제 강국과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강국, 또한 교육열이 높은 교육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은 위기가 왔을 때 유달리 한마음으로 뭉쳐서 위기를 극복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금융위기가 왔을 때, 대한민국은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행한 금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해 낸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는 일념으로 교육열을 펼친 저력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전통적 교육 속에는 지식보다는 인성교육을 강조하여 역지사지 남을 배려하는 조화의 정신이 들어 있습니다. 광복 70년 동안 한국이 쌓은 발전 경험을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근현대 한국의 발전 경험은 수많은 개발도상국에 희망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개발도상국들로부터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배우고자 하는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부합하여‘경제발전공유사업’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발전 경험은‘경제 발전’에만 국한되어 있어, 앞으로는 한국의 문화와 그 속에 든 보편적 가치도 세계인들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한국의 역사에는 시대마다 구비 구비 어려운 시절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희망과 도전의 정신,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긍정의 힘이 있습니다. 96년 전, 1919년 3월 1일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이 총칼로 빼앗은 조국의 독립과 주권을 되찾기 위해 나라사랑하는 한 마음으로 일어났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되찾아야겠다는 신념과 애국심으로 온 국민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대한 물결이 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물결에는 남녀노소, 신분과 계층, 종교와 지역의 구분도 없었습니다. 만주, 연해주, 오사카, 필라델피아 등 해외에서도 독립과 애국심의 마음이 물결쳤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무력탄압에도 불구하고, 유관순 열사 등 독립투쟁에 온 몸을 바친 우리 선조들의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3.1운동의 정신은 중국, 인도 등 비슷한 처지의 이웃나라들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전 세계를 감동시켰습니다. 3.1운동과 선열들의 계속된 투쟁은 카이로선언에서 한국의 독립을 결정할 때에도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3.1정신에는 우리나라의 독립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이상이 담겨있습니다. 이 위대한 3.1정신은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으로 계승되면서 번영과 기적의 대한민국 역사를 이룩한 원천이 되었습니다. 3.1독립운동은 자주 독립의 열망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3.1독립운동이 바탕이 되어 잃어버린 국권을 되찾고 광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된 원동력입니다. 광복 70년 만에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의 경제 강국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남북의 분단과 대치상황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확립했습니다. 광복 70년 만에 이 모든 기적을 이룬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적이 아닙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 역사 대대로 숱한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 왔기에 이러한 번영과 성취의 위업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광복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남북 간에는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군사적 대결의 장벽’이 있습니다. 전쟁과 그 이후 지속된 대결과 대립으로 ‘불신의 장벽’도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미래 대한민국이 지향해 가야 할 길은, 우리의 선조들이 온몸과 영혼을 바쳐 자주독립을 선언하며 꿈꾸었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 꿈은 자손대대로 풍성한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나라이며 또한 “동양의 영원한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나라를 염원하였던 것입니다.


3. 이제 대한민국은 선진국가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적 요구가 있습니다. 동시에 개발도상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가로부터 존경을 받는 모범국가가 되어야 하는 새로운 사명도 지니고 있습니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됐다는 발전 경험은 수많은 개발도상국에 희망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근거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곳곳에는 한국 문화에 매료되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풍도 불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세계적 요청 앞에 대한민국이 경제선진국가라는 패러다임에서 한 단계 도약하여 이제는 문화융성을 통하여 세계문화 리더국가로 부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 바퀴가 현대 한국을 이끌고 왔지만, 이제 두 축의 장점을 녹여서 세계문화 리더국가로 승화시켜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세계문화 리더국가는 문화적 향유를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져 행복감이 증진되고, 문화를 통해 세계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국가를 뜻합니다. 궁극적으로 인류 평화를 위해 물리적으로 힘이 있는 나라나 힘이 없는 나라도 문화로 희망을 열고 함께 손잡고 가는 따뜻한 동행의 길을 진정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선조가 이룬 전통 문화의 가치와 현대 한국이 이룬 성취가 귀중한 세계문화의 자산이라고 자부하며, 이것을 세계인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의 한국의 문화 속에 새겨져 있는 나눔, 배려, 소통, 화합, 자연, 생명, 평화의 정신을 인류와 함께 소통하고 다져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어려움이 있어도 위기는 기회로, 경쟁은 열정으로, 좌절은 도약으로, 갈등은 상생으로, 분열은 화합으로 지혜롭게 승화시키는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길을 열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할 때 분단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통일의 시대를 열어 DMZ를 평화의 점화지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류 모두의 소망인 상생과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표문 목록

구분 제목
1 광복 70주년과 역사문화적 배경
2 Korea and Southeast Asia: Building Partnerships in Education
3 Korea Studies in University of Malaya
4 Indonesia-Korea Relation
5 Towards Korea-Southeast Asia Collaboration in Greying Societies
6 VIETNAM-KOREA ECONOMIC RELATION: CURRENT SITUATIONS AND PROSPECTS AND PROSPECTS FOR DEVELOPMENT
7 TOWARDS THE COMPREHENSIVE FLOURISHMENT OF VIETNAM-KOREA RELATIONS
8 Cambodia-ROK Relations: Human Resource Development
9 National University of Laos-vision and strategy in the context of current higher education development in Lao PDR, partnership and cooperation with Republic of Korea
10 Educational Collaboration between Myanmar and Korea
11 Korean Studies in Costa Rica: Considering KoSASA Model
12 Korea -Southeast Asia relations and Promotion of Korean Stud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