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1.3.7 계절의 추이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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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계절의 추이와 날씨

(1)겨울

한반도의 겨울 날씨는 시베리아고기압의 성쇠에 의해 좌우된다. 시베리아고기압은 중심기압이 최고 1,050hPa에 달하는 매우 강력한 정체성 고기압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겨울철 기압 배치는 시베리아고기압과 알루샨저기압에 의해 형성되는 서고동저(西高東低)형이다. 시베리아고기압이 강력하게 발달할 때는 두 중심 간의 기압 차가 최고 80hPa에 달한다. 이때는 한반도로 한랭건조한 북서계절풍이 세차게 불며 기온이 급강하한다. 한파가 내습할 때는 대개 날씨가 맑으나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의 서쪽 사면, 울릉도, 제주도 등지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시베리아고기압이 쇠퇴하면 서고동저형 기압 배치가 약화된다. 쇠퇴한 시베리아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는 풍향이 다양해지는 동시에 날씨가 풀려 기온이 올라간다. 그리고 이동성 고기압의 후면에 형성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는 날씨가 궂어지고 눈이 내리기도 한다.

겨울철의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시베리아고기압의 성쇠와 관련해 7일을 주기로 반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나타나는 겨울철 기온은 해에 따라 매우 불규칙해 어떤 해에는 낮은 기온이, 어떤 해에는 높은 기온이 오래 지속된다. 시베리아고기압이 탁월하게 발달해 서고동저형 기압 배치가 우세하면 한반도에 추운 겨울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와 같은 기압 배치가 잘 발달하지 않거나 시베리아고기압의 위치가 비교적 남쪽으로 치우쳐 북서계절풍이 약하게 불면 한반도는 따듯한 겨울을 맞게 된다.

(2)봄

봄이 되면 시베리아고기압이 점차 쇠퇴함에 따라 북서계절풍도 약해진다. 쇠퇴한 시베리아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이동성 고기압은 한반도로 다가오고, 이동성 고기압의 뒤에는 저기압이 따라오기 때문에 봄은 1년 중 일기 변화가 가장 심한 계절이다.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은 대개 3~4일 간격으로 한반도를 통과한다.

저기압의 통과로 봄비가 내린 후에는 한반도 날씨가 점차 따뜻해진다. 그러나 시베리아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북서계절풍이 불어와 매서운 꽃샘추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는 이동성 고기압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거나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연이어 통과해 맑고 건조한 날씨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봄 가뭄이 심해진다.

봄에는 중국에서 한반도로 황사(黃砂)가 날아온다.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 황사는 오염물질을 운반할 뿐만 아니라 시정을 악화시킨다. 황사가 심할 때는 대기가 매우 혼탁해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에는 푄현상의 일종인 높새바람이 자주 분다.

(3)여름

늦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북동쪽에서 확장해오는 오호츠크해고기압은 한반도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동해로 확장해 한반도 주변에 머무르면 냉량하고 습윤한 북동기류가 탁월해져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황사의 이동이 차단되어 시정이 좋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장마 전에 잘 나타난다.

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장마전선이 북상하면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한대고기압 사이에 형성되는 한대전선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두 기단의 강약에 따라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와 강수량 그리고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달라진다.

장마가 시작되면 한반도 곳곳에 집중호우가 내린다. 비는 주로 2~3일을 주기로 양쯔강 유역에서 발생해 장마전선을 따라 동진(東進)해 오는 약한 저기압이 통과할 때 내린다. 그러나 화베이지방에서 이동성 저기압이 남동진해 오거나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남서방향으로 세력을 확장하면 장마전선이 한동안 남하해 날씨가 좋아지는 장마 휴식기가 나타난다. 장마 휴식기는 보통 1~2일, 때로는 4~5일 계속된다. 장마전선이 늦게 상륙하거나 빨리 통과하면 여름 가뭄이 발생하기도 한다.

장마전선이 7월 하순 경에 만주지방으로 북상하면 한반도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권에 들어 최고기온이 30℃를 넘는 한여름으로 접어든다. 한여름에는 한반도 남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하고, 북쪽 대륙에 저기압이 형성되어 이른바 남고북저(南高北低)형 기압 배치가 나타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지배를 받는 한여름에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잠시 후퇴하고 그 뒤를 따라 장마전선이 남하하면 날씨가 궂어지고 무더위가 일시적으로 물러간다.

한편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예외적으로 약한 해에는 서늘한 여름이 나타나 냉해로 농사가 타격을 입고, 반대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강한 해에는 이상고온으로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 1980년은 서늘한 여름이 나타난 대표적인 해였다. 서울의 경우 최고기온이 30℃ 이상인 날이 단 하루에 불과했으며, 최고기온은 대체로 17~20℃ 사이를 오르내렸다. 반면 1994년은 이상고온이 나타난 대표적인 해였다. 특히 7월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2~5℃ 높았고, 한반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극값을 경신했다.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에 걸친 시기에는 시베리아고기압이 발달해 한여름의 기압 배치가 무너지며, 북상했던 장마전선이 남하해 초가을장마가 나타난다. 초가을장마는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다.

(4)가을

9월 상순 이후에는 시베리아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잇달아 통과함에 따라 기온이 낮아지고 하늘이 맑아지면서 쾌적한 가을 날씨가 오랫동안 계속된다. 그러나 이동성 고기압의 뒤를 따라 오는 기압골이 한반도를 지날 때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가을의 기압 배치는 봄의 기압 배치와 비슷하다. 10월 이후에는 시베리아고기압의 발달로 때때로 서고동저형 기압 배치가 나타나며, 북서계절풍이 불어와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알린다.

영문

7) Seasonal Change and Weather